티스토리 뷰

앞을 향하며, 이마부터 땅에 머리를 빻으려던 아찔한 순간, 나는 뜨고 있었던 눈이 다시 뜨임을 느꼈다. 마침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선배? 선배 일어났어요?” “뭐?” “선배, 걱정했잖아요!” 세상은 한나절이었다. 해는 중천에서 한없이 빛을 쏟아내고 있었고, 비처럼 내리는 봄날 뜨뜻한 기운에 새싹들이 고개를 번쩍 치켜세우고 있었다. 지연이는 내 머리맡에 자기 허벅지를 내어준 채였다. 내 어깨를 감싼 손에서 미미한 떨림이 전해졌다. “우리 여기 언제 왔지? 지연아. 언제 왔지?” “뭘 언제와요. 아까 아침 댓바람에 선배 따라 온 거잖아요.”



좋은게 뭐야?” “고요한거요. 익숙해지겠지만요.” 우주정거장으로 긴급대피 착수 명령이 떨어졌다. 러시아 위성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생긴 파편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다른 위성과 충돌했고 그 파편들이 맹렬한 속도로 허블망원경 궤도에 쏟아졌다. 이 사고로 통신위성이 피해를 입어 휴스턴과의 통신도 끊어진다. 지구와의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이제 생존을 위해서는 남겨진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해진다. 게시물 당 이미지 업로드 용량 제한이 있네요. 도배를 우려하여 부득이 블로그 링크를 남깁니다. 블로그는 완전히 비상업적인 공간입니다. 〈중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지인 작가, 평론가 destiny2135@gmail.com 그 전에 쓰던 윈터크래프트 보단



"사진?!"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더 격앙됨에 따라 할아버지를 그저 보내 드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닙니다. 어르신. 죄송합니다. 저희가 알아서 찾을게요." 사람 죽었던 나무 사진 찍으러 왔다는 게 좋게 보일 리 만무했다.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여관이고 민박 따위는 없는 마을이었다. 다시 마을 밖으로 나가서 번화가를 찾아야 하나, 왔던 길의 풍경을 떠올리는 중이었다. "선배, 우리 잠은 어디서 자요?" 지연도 오랜 찻길에 지쳤는지, 목소리가 처량했다.





않아. 우주가 팽창하는 것처럼 우리라는 우주도 영원할거야’라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무엇보다 ‘소우주 (Mikrokosmos)’ 공연 중간 중간에는 팬들을 향한 방탄소년단의 애틋함이 표현돼 있어 볼거리를 더했다. AR기술로 별과 우주가 만들어져 공연장을 가득 메운 모습부터 35개국의 언어로 ‘사랑해’라는 글귀를 표현해 감동을 전했다. #. 3rd :Happiness “나는 아직도 찾고 있어. 과거의 나는 누구였는지, 현재의 나는 누구인지. 미래에 나는 어떤 사람이 될지”라고 이야기하는 정국의 목소리와 함께 퍼포먼스는 세 번째 키워드로 넘어갔다. 꿈을 이루고 사랑의 즐거움을



들어간 지연은 한 시간이 넘도록 나오질 않았고, 결국 기다리다, 기다리다 못해 전화를 걸자. 지연은 "전화하지 말아요." 하고는 툭 끊어버렸다. 그냥 이참에 확 그냥 울어버릴까? 그냥 휴게소에서 다 큰 남자가 엉엉 울어버릴까? 내가, 스스로 참 딱하게 여겨졌다. 이후로 전화를 전부 끊어버리는 지연이 때문에 결국 휴게소 여자화장실 앞에서 "미안해. 잘 못 했어." 골 번 말하고서야 지연을 불러낼 수가 있었다. 눈이 팅팅 부은 지연이 "선배, 저 싫어해요?!" 하고 소리를 지르는 통에 아까부터 여자 화장실





둥그렇게 패인자국. 달그림자 운영이 옴폭 패인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니 돌담을 따라서 수백도 넘어 보이는 자국들이 줄을 지어 있었다. ‘발자국?’ 나는 계속해서 이 담 안에만 있었던 것인가. 지연이를 살포시 땅에 내려놓고, 돌담길 발자국에 발을 올려보니, 내 발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겹겹이 덮씌워진 발자국을 따라 계속해서 발을 옮겨보았다. 걸음의 보폭이 아닌, 뜀박질의 보폭. ‘지연이는 계속 업은 채였나?’ 아무리 환상에 빠져, 이 흙바닥을 뛰어다녔다는 추론을 내 세워도, 발자국이 깊게 파여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았다. 좀 전까지 아스팔트를





그 증거로, 나는 이 향나무 주변만을 맴돌고 있지 않은가. 나는 이 나무에 결박당했다. 이 나무는 자신의 표적을 놓이지 않을 샘인 듯, 나를 보이지 않는 밧줄로 엮어 가축처럼 자신의 손아귀 안에서 가지고 놀고 있다. 나는 이곳에서 죽으나, 그것을 자살이되 자살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 나무에게 살해당한다. 이 나무가 내 목숨을 원하기에 나는 이곳에 목을 건다. 어차피 나는 나무를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다.」 “재미있네요. 편집장님. 가볼게요. 한 번.” “갈 때,





옮겼을까. 담장 길에 카메라와 녹음기를 떨궈두고 온 것이 떠올랐다. 지연이가 아픈 와중이었지만,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혹여 다른 사람이 주워간다면, 몇 백 만원어치의 기재가 한 방에 날아가는 것이었다. 발길을 돌려 기재를 주워 와야 하나, 등 뒤를 돌아보니 향나무 담장이 멀게만 보였다. 나도 모르게 발이 동동 굴렀다. 등에 업혀있는 지연이의 냉기가 등을 계속해 따갑게 만들어 이제는 등에 마비증세가 오고 있는 것만 같았다. “씨1발, 훔쳐가기만 해봐, 어떤



향나무 앞에 쌓여왔다. 가슴앓이 하던 아낙, 과부들 자살도 줄줄이 이 나무에서 이루어졌다. 하루에 서너 구의 시체를 매달고 있었던 날도 있더라는 구전. 이전 까지는 믿지 않았으나, 이제는 그 실을 내 몸소 체험한다. 이 나무는 사람이 이끈다. 나는 자살을 선택하려 고향땅에 찾아 든 것이 아니다만, 이 나무는 나의 목을 자신의 팔에 매달고 싶다는 욕망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말도 내 핑계인가. 이번 여름에 대비해서 살짝 흥 돋는 납량특집 취재로 할까 봐요. 분위기 잡아가며, 생각해보면 이 미1친 산골동네에 가겠다고 자처한 꼴이잖은가. 죄 없는 지연이까지. “저, 선배랑 단 둘이서만 가는 거에요?” 무슨 일이 생기면 내 탓이다. 모두 내 탓이다. “유서 문을 좀 읽어 봤는데 말이야. 이게 정말 기사감이야. 김성규 씨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밖에는 말 못하지 이런 상황이면. 들어봐 여기부터 읽어줄게.” 「청송마을 천령수 향나무에는 사람이 열린다는 소문이 있다. 천년동안 숱한 전쟁의 역사 속, 사람들 주검의 산이 그



댓글